목질보드 주원료인 제재부산물도 땔감 사용 때 ‘가산점’
목재업계, “원자재 불태워 없애는 게 어떻게 신재생이냐”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
버려지거나 사용량이 적은 폐자원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만든다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산업현장에서 현재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원자재를 불태워 없애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미래 에너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어마어마한 혈세를 들여가면서 정작 발전업계의 편의만 봐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산하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지난달 30일 현재 MDF나 PB 등 목질보드류 생산업계에서 양질의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제재부산물을 발전용 땔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개정 공고’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공고는 ‘공급인증서 발급대상 설비기준’의 ‘바이오에너지 설비’ 항목에서 “건설 폐목재 및 사업장 폐목재 중 신축현장 폐목재, 목재파레트, 목재포장재, 전선드럼 등은 공급인증서 발급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으며, 1년 경과 후 목재 수급현황 등을 고려하여 공급인증서 발급 제외 대상을 재검토 한다”고 규정했다. 이로써 목질보드류 업계에서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제재부산물에 대한 가중치 미적용 요구를 묵살했다.


센터에서는 이에 대해 발전업계와 목재업계 간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서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목재업계에서는 발전업계 편의를 봐주기 위한 제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산업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원자재를 사용치 못하게 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거의 대부분 버려지다시피 하고 있는 목질계 바이오연로인 임지잔재물이나 가구와 같은 생활폐목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지원과 기술개발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목재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제재부산물을 발전 에너지원으로 사용치 못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또 상당부분 성과도 기대하고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실망스럽다”면서 “센터에서는 발전업계와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지만, 목재업계에서 원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재생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지 되묻고 싶다. 합의 운운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고 발전업계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제식구 감싸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1년 후에 재검토 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시설투자가 다 돼 있는 상황에서 1년 후 갑자기 ‘주요 땔감’이 돼 있을 제재부산물을 사용치 못하게 한다는 것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목질계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설정이 잘못 돼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목재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산림자원 부족 국가 인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일본이나 북미, 유럽 등 목재자원이 풍부한 곳을 모델로 삼으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제재부산물과 같은 것은 MDF나 PB업계에서 몇 번을 목질보드 제품으로 생산해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원자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상품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언젠가 100% 폐기물로 나오기 때문에, 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키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게 신재생에너지 본연의 취지에 부합한다”며 “제재부산물을 바로 땔감으로 태워 없애는 것은 목재자원의 순환시스템을 끊어버리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목질보드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에도 목질보드 원재료의 50%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인데, 국내에서 나오는 주원료인 제재부산물을 땔감으로 사용한다면 목질보드 업계는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라면 진짜 산에 버려지고 있는 임지잔재물이나 생활폐목재를 활용해야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출처: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