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구매력에 박리다매 전략, 기존 브랜드 제품의 반값… 국내 시장 판도 뒤집을 수도
"아파트 많은 우리나라에선 직접 조립하는 가구 안 통해 한국서 고전할 것" 반응도

스웨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가 한국 법인을 설립하면서 국내 가구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적 유통망을 갖춘 이케아의 저렴한 가구가 밀려들어 오면 국내 시장 판도가 단숨에 바뀔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케아는 지난 8일 이케아코리아의 법인 설립 등기를 마쳤다. 자본금은 300억원, 대표이사는 스위스 출신 패트릭 슈루프(44)씨가 맡는다. 이케아코리아는 현재 서울 강동구, 경기도 광명시 등 수도권에서 매장 터를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5000평 이상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이케아의 특성상 첫 매장을 여는 데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하반기면 개점이 가능하다는 뜻.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스스로 조립, 설치하는 방식) 가구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DIY 가구로 유럽에서 이케아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영국 업체 비앤큐가 2005년 6월 서울 구로구에 1호점을 내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2년 만에 철수한 '전례'가 있기 때문.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 DIY는 안 된다는 게 업계 통념이지만, 이케아의 브랜드 파워가 워낙 강해 성패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통망·박리다매 전략

종업원 12만7000여명을 두고 36개국에서 300여 매장을 운영하는 이케아는 지난해 매출 231억유로(약 34조9000억원)를 올렸다. 국내 최대인 한샘의 작년 매출(5971억원)보다 60배 많은 규모.

국내 가구업계가 두려워하는 것은 기존 브랜드 제품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이케아의 가격 경쟁력이다. 이케아가 가격을 낮추는 비결은 막강한 구매력과 '박리다매' 전략. 이케아는 세계 55개국에서 1300여 협력업체를 두고 자사 디자인을 가장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업체에 주문을 낸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이케아는 제조업체에 마진을 단 5% 보장한다. 그러나 팔리는 수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제조업체도 불만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달러가 안 되는 이케아 '랙(lack) 테이블'은 해마다 300만개 이상 팔리고 있다.

이케아는 인건비나 물류비를 줄여 판매 가격을 더욱 낮추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DIY 가구는 상자에 포장된 형태로 유통되고, 시공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일반 가구업체보다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이케아는 이미 국내에서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독일에서 대학원을 다닌 박형재(39)씨는 "유학 시절 틈날 때마다 아내와 매장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며 "이케아 가격을 떠올리면 국내 브랜드 가구는 너무 비싸 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2011122202483_1.jpg

"한국에선 DIY 가구 성공 어렵다"

한샘은 적극적으로 이케아의 시장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한샘은 11월 중순 부산 센텀시티에 국내 최대인 8000㎡ 규모 대형 플래그숍을 열었다. 보통 1만5000㎡가 넘는 이케아 매장보다는 작지만, 도심 한복판에 가구와 생활용품 등 홈 인테리어 관련 '원스톱 쇼핑센터'를 만든 것이다. 이 매장은 한 달 만에 방문객 5만4000여명과 매출 42억원을 올리며 합격점을 받았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이케아가 근교형 할인점 모델이라면 한샘은 도심형 백화점 모델로 결판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리바트 최종민 팀장은 "이케아가 한국 시장 특성을 파악해 DIY 대신 반제품이나 완제품을 들여올 수도 있다"면서 "이케아의 강점인 '가족을 위해 스스로 가구를 만든다'는 정서적 프리미엄이 없다면 저가 온라인 쇼핑몰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공 능력이 갖춰지지 않는 이상 이케아가 단순히 싼 가격만으로는 국내 업체와 경쟁해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Chosun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