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속으로 ... 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 심상무 대표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 인생 제2막을 멋지게 준비한 이 남자가 사는 법

 

심상무씨(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 대표. 44세)를 만난 건 금천구청이 직접 운영해 관심을 모았던 예술가들의 창작공간 금천아트캠프(금천구 독산동)에 입주한 아임우드 목공 작업장에서였다. 방금까지도 목공작업을 하고 있었던 듯 그는 작업용 마스크와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지금처럼 이렇게 되리라고는 꿈도 못 꾸었었죠. 막연하게 준비했던 것이 하나씩 결실을 맺으며 현실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0여 년 전인 30대 중반 나이, 사십을 앞둔 대부분의 남자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듯 유통업계에서 일 하던 그도 ‘나에게 맞는 일이 과연 이일 말고 뭘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먹지도 자지도 않고 한 번 미쳐서 할 수 있는 그 무엇에 대해 고심하게 됐고, 현재 자신의 삶과는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됐다.

 

자신이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군대에서 만들었다며 연애시절 선물로 건네던 수준급의 목각인형들을 기억해냈던 아내는 ‘목공’을 배워볼 것을 권했다. 어릴 적 손을 다쳐가면서도 활, 썰매, 장난감 만드는 것을 무척 좋아했었던 그는 삼십 중반의 나이에 공방에 다니기 시작했다. 직장이 끝나면 공방으로 향하길 4년. “만들어 오는 목공품들을 보니 손재주가 남다르더라고요. 보통 사람보다는 확실히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생 보람을 갖고 할 것 같고, 후회는 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곁에서 그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눈여겨 봐 온 아내 정선자씨의 회고이다.

 

4년 정도 공방에 다니며 목공예품들을 만들던 그는 전업(轉業)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2005년부터 목공에 관한 강의를 시작했다. 대림 중학교, 금천아동센터 목공교실, 과천 부림동 주민자치센터 어린이 목공교실 등 중학생과 어린학생들을 대상으로 목공 강의를 시작했고, 봉천동 한훈직업전문학교(6개월)과 상계동 은곡직업전문학교에서 가구제작 관련 실습 강의를 5년 동안 진행했다. 실습 강의다 보니 학교 내에 작업장 겸 공방이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직업전문학교에서 목공을 배우는 20-50대 성인 학생들을 보며 자신처럼 목공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수가 상당수 있음을 알게 됐다.

 

틈틈이 자신의 목공 실력을 높이기 위해 목공예관련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 목공예 기능자격증, 가구제작 기능사 자격증, 문화재 수리 기능사 자격증(2010년)을 취득했고 2006년부터는 서울시 기능경기대회 목공예분야에 꾸준히 도전해 2011년 4월 동메달을 땄다. 6회 출전 만에 이룬 성과였다. 전문 교사들에게 배우는 유명 직업학교 학생들과 경쟁하다보니 개인으로 출전했던 그에겐 역부족인 점들이 많았다. 매년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고 출전을 거듭하며 실력과 노하우는 쌓여갔고, 대회를 앞두고 전념하는 과정들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구하고 찾으면 길이 보이더라!

 

직업전문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목공을 가르치며 금천구 사회적기업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학교 교육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번, 3시간씩 12주 동안의 교육이 끝날 즈음인 지난해 2월 정부 지원의 마을기업 공고를 보게 됐다. 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의 초기 운영 자금이 여의치 않았던 그는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제출했고, 많은 기간 차근차근 준비한 때문인지 금천구 마을기업 8팀 중 두 팀 안에 드는 행운을 갖게 됐다. 천금 같은 사업비 5천만 원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장소. 목공작업을 하려면 최소 70여 평의 공간이 필요했는데 금천구를 돌아다녀 봐도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쓸 만한 곳이 없었다. 마땅한 공간들 대부분은 월세 3-4백 정도를 부담해야했다. 고가의 공간 사용 비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중 낭보가 날아들었다. 금천구청 뒤편에 도하부대가 이전하고 남은 건물을 금천구청이 리모델링을 통해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작업 공간으로 2년 동안 내준다는 소식과 함께 입주자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입주 신청을 했고 입주업체로 선정되는 기쁜 소식이 뒤따랐다. 시각예술, 무용, 연극, 국악단체에서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18개 단체 중 하나로 당당히 입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창작공간 금천아트캠프는 내무반 있었던 건물 3층 건물 중 한 단체 당 내무반 크기의 한 공간만이 제공됐다. 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는 사무실 겸 전시장 이외에 목공작업을 할 공간이 필요했다. 작업의 특성상 원목을 가공하려면 소음도 발생될 것이고 원목을 쌓아두는 창고 공간도 필요했다.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3년 동안 방치됐던 독산동 군부대 터에는 빈 공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구청에 양해를 얻어 금천아트캠프 바로 옆에 있는 군인들이 체력단련실로 이용됐던 60여 평의 허름한 공간을 자비를 들여 제자 1명과 함께 3개월 동안 공을 들여 말끔한 작업공간으로 만들었다.

 

원목 위에 칠을 올리는 순간, 나는 그림 그리는 화가가 된다

 

드디어 친환경 원목을 이용해 생활 가구를 만들고, 지역의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목공 교육 진행하는 ‘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 가 탄생했다. 제자 2명과 일반직원 2명 세무관련 직원 1명과 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준 아내 정선자씨 등 직원 7명의 기업이 됐다.

심상무대표의 진솔하고 열정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장 겸 사무실과 목공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널찍한 작업공간이 생겼다. 이곳에서는 원목가구의 주문제작 판매에서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목공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사업비 지원과 구청의 공간 제공 때문에 아임우드의 목공제품들은 시중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주문제작 판매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 나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금천구 초등학생 20여명이 이곳에서 이틀 동안 목공체험을 했다. 올해 1월 초, 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는 금천구청에서 목공예품 전시를 계획 중이다. 나뭇결 살아있는 원목 목공예품을 지역주민들에게 선보인다는 취지다. 작년 하반기에는 지역의 각종 축제에 참여해 목공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아임우드에서는 작업 공간과 원목과 완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넓게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과 다양환 나무의 보유율, 가구 제작 노하우 등을 살려 ‘아빠가 만드는 딸의 신혼가구’ 와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 가구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상담을 통해 제작 가구를 상의하고 구상해, 전문가와 함께 신혼가구를 제작, 완성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친환경적이며 실용적인 것은 물론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가구가 가능하다. 순수 원목을 제재소에서 가져와 자연 건조 및 인공 건조를 통해 사용하며, 보관기간과 숙성기간을 충분히 거쳐서 짧게는 2-3년, 길게는 7-8년 숙성시킨 원목 재료를 쓰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목공을 하면서 제품을 완성해 칠을 올릴 때 내 자신이 화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칠을 올리는 순간 나무의 색이 선명해지면서 옹이가 확실하게 올라옵니다. 만들면서는 인식하지 못했던, 없던 그림이 ‘짠’ 하고 나오는 느낌, 목공의 가장 큰 매력 중에 하나라 할 수 있죠. 인간이 만드는 직선과 곡선은 자연이 빚은 선을 넘진 못하니까요.”

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나무 일(목공)을 하고 싶다는 그. 밥을 먹지 않아도 잠을 자지 않아도 미친 듯 몰두할 수 있는 작업이 목공이라는 그는 분명 자신이 제일 즐겁게 할 수 있는 평생의 ‘일’ 을 찾은 것 같다.

 

문의 : 02-805-7244 / www.imwood.net

 

시민리포터 김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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